확신은 쉽지만, 이해는 어렵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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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사회의 건강은 무엇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?
경제성장률, 평균 수명, 교육 수준 모두 유의미한 지표일 것이다.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. 그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견디고, 받아들이고, 존중하는가—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야말로, 공동체의 내적 강도를 말해준다.
오늘날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. 그럼에도 사람들은 더 폐쇄적으로 사고하고, 서로 다른 생각은 오해와 공격의 대상이 되곤 한다. 왜 그럴까?

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려워한다. 갈림길 앞에서 망설이고, 모호한 대답에는 불안을 느끼며,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고 명쾌한 해답을 원한다.
이 확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강화될까?

같은 뉴스를 보고도 다르게 반응하고,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 이 과정은 자각 없이, 그러나 매우 정교하게 진행된다. ‘보고 싶은 것만 보고’, ‘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’, 그 모든 과정이 마치 합리적 사고처럼 느껴진다.
정보는 ‘이해’의 도구가 아니라, ‘방어’의 재료가 된다.
그래서 역설적으로, 정보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확신은 더 강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.
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고의 분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?

그곳에서는 확신보다 질문이, 속도보다 이해가, 이기기보다 함께 머무는 태도가 우선된다.